바이러스의 습격 2

바이러스의 습격 2

요즘 영국 미디어에 비춰지는 한국의 모습을 보면 뭔가 비현실적인 느낌이 듭니다.
4주째 한국에서 메르스 확산이 진정되지 않고 점점 감염자와 사망자 숫자가 늘고 있는데 무더위에 방역복을 입고 목숨을 건 진료와 작업에 임하시는 모든 분들의 노고에 마음 속으로나마 경의를 표합니다. 보통 치사율이 높은 바이러스일수록 폐와 같이 인체 내부 깊숙이 둥지를 틀어 사람 대 사람으로의 전염율은 그리 높지 않은 경우가 많고, 반면 전염성이 높아질 수록 코에 가까운 상기도에 머물면서 치사율은 낮아지는 경향이 있는데 한국에서 발생하는 메르스는 세계 보건기구 WHO 파견단이 변종이 아니라고 하였으나 여러가지로 예상을 깨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우디 아라비아에는 여러 국적의 외국인들이 각계각층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주변의 저소득 국가에서 온 많은 노동자들이 있고 이 많은 사람들이 근거리에 있는 자국과 왕래가 많은데 어떻게 하필 한국에서 이렇게 대유행으로 번질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또한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많은 아랍인들이 여름에는 대거 유럽을 비롯한 해외로 나오고 무슬림들의 메카 순례 여행 하지(Hajj) 때에는 전세계에서 사우디아라비아로 들어가는데 이런 인구 이동은 메르스 같은 질환의 파급과는 관련이 없는지도 궁금합니다.
이번 메르스 소식을 보면서 Laurie Garrett 씨의 트위터 ( https://twitter.com/Laurie_Garrett )를 팔로우 하고 있는데 전 세계 전문가들의 실시간 의견이나 공조, 외부에서 한국의 추이를 보는 시각이 궁금하신 분들께 추천합니다. Garrett씨는 세균학과 면역학 연구에 종사하다가 과학 저널리스트의 길을 걸었으며 현재 미국 외교협회 (CFR) 소속이지만 독립적인 의견을 내고 있습니다. 1995년 ‘다가 오는 역병 The coming plaque: Newly Emerging Diseases in a World Out of Balance’ 라는 명저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으며2000년 대에 들어서는 ‘신뢰의 배신Betrayal of Trust: The Collapse of Global Public Health’, ‘나는 사이렌이 울리는 것을 들었다I HEARD THE SIRENS SCREAM: How Americans Responded to the 9/11 and Anthrax Attacks’ 등의 저서를 내어 놓으며 지속적으로 바이러스와 세균의 창궐에 대한 경종을 울리고 공공의료의 대책을 강구합니다. 작년 에볼라 창궐 때에도 활약하였으며 역사적으로 일어났던 유행성 전염병에 대해 퓰리처 수상자답게 어려울 수 있는 전문적인 내용들을 쉽게 전달합니다.
이분의 TED 강의를 듣다 보니 중간에 영국에서의 사례가 나오는데 인상적이라서 소개해봅니다. 영국에서는2006년Financial pandemic flu exercise 이라고 바이러스 확산 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실시해보았다고 합니다. 10월 13일 에서 11월 24일까지 모의 실험에 참가하게 된 영국 중앙 은행 (bank of England), 각종 금융 기관들과 영국 재무부(her majesty’s treasury)의 직원들은 대유행병이 온 것으로 가정하고 생활하였습니다. 6주간의 경과를 지켜본 결과 직원들 대부분 재택 근무를 선택하였고 무단 결근율이 높아져 생산성이 크게 떨어졌으며 은행 업무의 기본적인 골격은 유지하였지만 ATM 기계에 돈을 집어 넣는다거나 크레디트 카드를 처리하고 모기지나 보험 입금 처리 등의 대민 실무 업무는 마비되었다고 합니다. 대유행이 끝난 후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는 데에도 상당한 고충이 있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은행직원, 사무직들만을 대상으로 시뮬레이션 해 본 것인데 바이러스 유행이 경제가 마비되는 재난으로 연결될 수 있다니 매우 걱정스럽고 신속하게 해결되었으면 합니다.
영국에는 소문도 없이 메르스가 왔다가 간 모양인데 어떻게 해결한 것인지 찾아보니 NHS 사이트 뿐만 아니라 gov.uk 에 누구나 볼 수 있도록 깨끗하게 정리된 많은 문건들이 보입니다.
메르스 케이스의 알고리즘 (MERS-CoV Case Algorithm) 이라고 앞으로 닥치더라도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A4 용지 한 장으로 정리해놓은 문건도 보이는데 작년 7월부터 바로 며칠 전까지 지속적으로 25회째 버전으로 업데이트 되고 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손씻기의 중요성,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람이 없다

정상 인체는 단 며칠만에 면역력이 확 올라간다거나 하는 실체가 의심스러운 일은 없으므로 이런 시국을 틈타 날뛰는 광고에 현혹되지 말고 불량 식품을 끊고 소화 흡수가 잘되고 힘을 주는 자연 음식을 섭취하시기 바랍니다. 면역 기능의70%가 장에서 비롯됨을 꼭 기억하세요. 밤을 샌다든지 과로를 피하고 정서적으로도 편안함을 추구하시기 바랍니다. 스트레스는 면역계를 오작동시키고 인체에 독극물을 분비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Garrett 씨는 일반인들의 마스크 사용에 대해서 약간 회의적으로 얘기하는데 N95 마스크이더라도 계속 사용할 수 없고 수시로 교환해주어야 한다는 문제가 있으며 손으로 마스크를 벗었다 부착했다 하는 것, 얼굴 부위에 자꾸 손을 대는 것 자체도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비말 감염(droplet infection)의 위험성에 대한 얘기가 많은데 뭐니 뭐니 해도 바이러스를 손으로 전달하는 것만큼 확실한 매개체는 없으니 이런 시기에는 누구나 좀 강박적으로 손을 자주 씻을 필요가 있습니다. 요즘 많은 분들이 감기 기운에, 헤이피버, 비염으로 콧물 훔치고, 눈병 난 사람들도 많고 입 막고 기침, 재채기하고 얼굴 긁고 그러는데 꼭 손을 씻은 후 만지도록 하며, 다른 사람도 되도록 만지지 말고, 다시 손을 깨끗이 씻을 것을 권장합니다.
~류 아네스, 런던 한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