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 = Mood

Food = Mood

전 세계적으로 정신 건강 문제가 크게 대두되고 있습니다. 누구나 체감할 만큼 주위에 우울 불안 장애, 공황 장애, 조울증 (양극성 장애) 등이 흔해졌고, 우리 일상 언어와 생활에 깊숙히 들어왔습니다. 무려 성인 인구의 4-5명 중 1명이 정신과 약을 복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정신 질환은 남녀노소, 빈부귀천을 가리지 않습니다. 자아의 정체성을 흔들고 사람을 사람답게 하는 가장 본연의 기능이 붕괴되고 불구가 되는 것을 목격하는 정신질환은 개인적인 고통 뿐만 아니라 사회적 부담도 상당한데 이 증가 추세는 멈출 줄을 모르고 인류를 위협하는 가장 치명적인 질환입니다. 현재 건강을 누리고 있는 사람이더라도 방심하지 말고 육체적 건강 뿐만 아니라 정신 건강에 관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해피필’이라는 것이 있어서 알약 하나로 신경 재생이 촉진되고 정신 건강을 되찾을 수 있다면 매우 편리하겠지만 현실은 요원합니다. 아무리 베스트셀러라지만 항우울제의 약속은 공허하며 위험하다는 사실(minimal effectiveness, high risk)은 정신의학계 자체 내부에서부터 지적되오고 있으며 이를 객관적으로 분석한 논문들이 지속적으로 출간되고 있습니다.

남반구에서의 희소식

한편 최근 호주 Deakin 대학교의 Felice Jacka 교수팀이 대단히 중요한 논문을 발표하였습니다. 세계 최초로 중증 우울장애가 있는 환자들을 식이 요법 치료 그룹과 치료를 받지 않은그룹(대조군)으로 비교하여 우울증에 대한 식이 요법의 효과를 객관적으로 증명한 것입니다. 식이 요법, 영양 증진이 당연히 효과가 있는 것 아닌가 상식적이지만 우울증 환자가 정신과 의사와 식이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음식이나 영양에 관한 연구 수행에는 현실적으로 상당한 제약이 있는데 식이 습관의 결과를 시험하기 위해 개인적으로 오랜동안 형성된 식이를 변형해서 관여하고 변수를 관리하기가 만만치 않으며 리포트할 때 자신이 먹은 것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거나 왜곡해서 기억하는 경향이 있어 질병과 식이, 영양에 대한 상관 관계를 추적 관찰 조사한 ‘후향적 연구’는 정확성을 기대하기 힘들었습니다. 처음부터 비슷한 조건에 놓고 실험군과 대조군으로 나누어서 시간이 지나가면서 앞으로 건강 상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되는지 비교하는 ‘전향적 조사’는 매우 많은 돈이 드는데 국가적으로 대규모로 실시하든지 식품 가공 회사나 거대 제약 회사와 같은 이익집단에서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서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저도 연구소에서 오랜동안 생약, 한약재의 효능 연구에 종사하였던 경력이 있는데 효과가 아무리 좋아도 누구도 수익을 보지 못하고 법적으로 독점권을 가지지 못하는 음식, 영양, 천연물 등에는 연구 펀딩을 충분히 받기 힘든 애로가 존재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록 소규모이지만 Jacka 교수팀 과학적 기준에 맞추어 우울증에 대한 식이 요법의 효과를 입증한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며 이를 시발점으로 앞으로 더 많은 논문이 본격적으로 발표되리라 봅니다.

Garbage In, Garbage Out

이번 임상 시험에 참가했던 중증 우울증 환자들은 일반적인 우울증 치료를 받으며 평균적인 호주인들의 식습관을 따르던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개발도상국 이상에 거주하는 현대인의 식이에는 치명적인 허점이 있는데 바로 많이 먹고 음식물의 칼로리는 높지만 영양 가치는 낮다는 문제입니다 (overfed, undernourished). 이는 패스트 푸드에의 접근성, 가공식품의 범람과 관련이 많습니다. 이번 우울증과 식이 연구에서 식이 요법이 실행된 그룹에서는 패스트 푸드와 가공 식품, 특히 당분이 많이 함유된 음식물과 음료수, 술, 밀가루로 만든음식과 시리얼 등 정제 탄수화물의 섭취를 제한하였습니다. 제가 임상의 현장에서도 강렬하게 체감하는 것이지만 건강에 좋다는 무엇인가를 제공하기 전에 건강에 파괴적인 효과가있는 음식물을 우선적으로 제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현대에는 신체를 자양하는 음식물의 기능을 하지 못하고 오히려 영양분과 활력을 앗아가는 유사 음식품이 지천에서 유혹하고 있습니다. 식이 시험군에서는 대신 전통 지중해식 식사를 약간 변형한 식이를 하였고 순수 내추럴 음식만 섭취하였습니다. 3개월 이라는 비교적 짧은 시험 기간 후에 식이 요법이 실시된 그룹에서는 예상했던 것 보다 많은 사람들이 우울증의 호전을 보였습니다. 대조군이 단 8%만이 호전을 보인 것과 비교해서 식이 요법이 들어간 그룹에서는 총 인원의 3분의 1이 더이상 우울증 환자가 아닌 것으로 진단되었습니다. Jacka 교수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성인 인구에서 약 5% 정도만이 적정 영양 요구량을 맞출 수 있는 식이를 하며 어린이나 틴에이져들은 더욱 심각하여 불과 0.5%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우울증 발생이 40살이 되어 나타난다 하더라도 이는 유아기부터 심지어 임신 상태에서 장차 2세에게 미래의 우울증을 비롯한 정신 질환의 씨앗을 뿌리는 것과 마찬가지인 것입니다. 따라서 Jacka 교수는 앞으로 임산부들을 대상으로 영양 상태를 파악하고 2세의 정신 건강을 측정하는 후속 연구를 계획 중이라고 합니다. 인체에서 가장 대사가 활발하고 영양 요구량이 높은 장기인 두뇌와 신경계를 적극적으로 자양할 수 있는 올바른 정신 의학 시대의 도래를 흥분된 마음으로 기대합니다.
참고 문헌:
~류 아네스, 런던 한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