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 시대는 새로운 접근을 원한다

우울증 – 시대는 새로운 접근을 원한다

우울장애는 임상에서 굉장히 자주 접하는데 다른 질환으로 방문하였다가 이야기를 하다 보면 우울증을 심하게 겪고 있음을 토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국도 마찬가지이겠지만 영국에도 남녀노소 막론하고 정말 많은 사람들이 우울증을 앓고 있고 약물을 복용하고 있습니다. 환자의 상태를 파악해보면 몸이 안좋아서 (갑상선, 부신 소진, 번아웃 증후군, 호르몬 부조화, 자가 면역, 에너지 대사 부진 등)  혹은 극심한 정신적 사회적 스트레스 (가족 간의 불화, 독성 인간 관계, 사회적  소외, 힘든 직장 생활, 영적 자양 부재) 등 두뇌 신경계가 더욱 다치는 것을 방지하고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두뇌를 강제 셧다운 하고 깊은 휴지기로 들어갈 만하다고 보일 때가 많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현대 생활과 의식주 환경이 인간이 이백오십만년 진화해 온 본연의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함 (evolutionary mismatch)에서 비롯한 육체적, 정신적 질환이 아주 많다고 생각하는데 우울증도 그 발현 양상 중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고통받는 환자분들께선 대자연에서 많은 자양을 받고 충분한 휴식과 요양을 취하면서 다시 리셋하여 우리가 선택한 사회적인 모습 이전의 가장 원초적인 생명력을 충전, 회복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시대는 새로운 접근을 원한다

2017년 올해 초부터 우울증에 대한 굉장히 중요한 연구 성과물 2편이 거의 동시에 발표되었습니다. 하나는 코펜하겐 임상 실험 검증 센터의 Jakobsen 등이 발표한 논문으로 항우울제 중에 가장 흔하게 처방되고 가장 유명한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 에 대한 기존의 임상 결과를 취합한 연구 결과 논문입니다. 이 연구에 의하면 전세계적인 베스트셀러 항우울제의 효능은 통계적으로는 약간 의미 있게 보일 수 있으나 임상적으로는 환자 치료 효과 면에서는 의미없고 이를 잘 알려지고 확립된 엄청난 부작용을 감내하면서 사용하는 것은 정당화할 수 없다는 것이 결론입니다. (minimal effectiveness, high risk)  또 다른 한편은 남반구에서 나온 희소식으로 호주 Deakin 대학의 Felice Jacka 교수 주도로 식이 요법이 주요 우울 장애에 미치는 효과를 세계 최초로 현대 과학의 잣대인 이중맹검법으로 증명해낸 논문입니다. 그동안 약물 치료 위주의 정신의학계가 아닌 통합의학계나 자연의학계에서는 그렇게 영양과 섭생을 강조하였건만 이제야 영양 증진이 우울증 치료에 유효함이 최초로 과학적인 증명이 되었다는 사실에 매우 반갑기도 하지만 뒤늦은 감이 있어 인지부조화로 가득차고 우울증을 유발하는 현 시대의 단면을 보는 것 같아서 씁슬합니다. 

가장 유명한 우울증 약, 프로작

거대 제약 회사 엘리 릴리사는프로작의 승인을 받기 위해 10회의 임상 실험을 했습니다. 1년 이상의 기간이 소요된 6개의 실험에서는 프로작을 복용한 환자들과 플라시보를 복용한 환자들 사이에 아무런 효능의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나머지 4개의 임상 실험은 연구 대상이 286명에 불과한 데 프로작을 복용한 환자들에게서 미미한 효과가 확인 되었습니다. 제약 회사의 선별적 보고는 예나 지금이나 굉장한 문제이고 과학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인데 릴리사는 효능 차이를 보이지 못한 6개의 실험보고서는 폐기하고 미미하게라도 효과가 나타난 4개의 보고서만 FDA에 제출하여 1987년 프로작의 시판을 승인 받아  ‘해피필’시대의 서막이 열렸습니다.  우울증 약물의 마케팅은 전세계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결코 증명된 바 없는 공식인 ‘우울증 = 두뇌 속의 케미칼 부조화 문제 ’로 대중이 앵무새처럼 동의하게 되었다든지, 우울증 약을 먹어 두뇌 속의 행복 물질, 세로토닌 수준이 높아져 다시 행복감을 얻을 수 다는 기대감을 전세계 대중들이 가질 수 있게 됬다는 점에 제약회사의 파워가 얼마나 막강한지 알 수 있습니다. 이번 논문에서 Jakobsen 등이 지적한 바에 의하면 기존의 항우울제 임상 실험에서 환자가 얼마나 향상되었는지에 중점을 두고 미미한 효과를 보고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상태가 나빠지고 있거나 위험한 부작용이 나타났는지를 경시하는 풍조가 있다는 점입니다. 우울증 약을 처방받기는 쉬우나 부작용, 중독, 의존성, 금단 증상을 감내하는 것은 철저히 개인의 몫입니다. 현재 지식으로 우울증 약에 개인이 어떻게 반응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단 한번만 사용하여도 두뇌 회로에 영구적인 변화가 나타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름과는 달리 전혀 선택적으로 세로토닌에만 작용하지 않으며 이미 우울증이 올만큼 스트레스 받은 신경계에 더욱 큰 스트레스를 주어서 전 자율신경계가 요동치는 부작용을 겪을 수 있습니다.  항우울제의 부작용 리스트는 어마어마한데 많은 사람들이 이에 대한 주의를 듣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태 없던 새로운 정신적, 육체적 증상을 겪으면 이제 우울증 약이 듣기 시작하는가보다라고 혼자 생각하고 도저히 못참겠고 괴로워서 다시 의사를 찾아가면 당신이 우울한 것이 확실하니 우울증 약을 계속 먹도록 권장 받거나 ‘의학적 설명 불가 증상 (MUS: medically unexplained symptoms)’으로 분류됩니다. 우울증 약물 시험에서 플라시보 군보다 우울증 약물 사용군에서 자살자가 더 많이 나오는 것은 자살을 예방하기 위해서 우울증 약물을 써야 한다는 의학계의 말을 무색하게 합니다. 매스컴에서는 정신 이상자가 학교에 가서 총을 쏘고 대량 살인을 저질렀다거나 카미카제처럼 비행기를 몰고 가서 자살하는 것처럼 무마하지만 많은 자살, 살인 사건의 뒤에 우울증 약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참고 문헌: 

Selective serotonin reuptake inhibitors versus placebo in patients with major depressive disorder. A systematic review with meta-analysis and Trial Sequential Analysis

Withdrawal Symptoms after Selective Serotonin Reuptake Inhibitor Discontinuation: A Systematic Review

Serotonergic modulation of Intrinsic Functional Connectivity

(SSRI 항우울제 1회 사용만으로도 두뇌 회로에 영구적 변화가 발생한다😱 )

~류 아네스, 런던 한의원~